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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13. 2023

매력

'매력(魅力)'에 대해 사전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는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려 하지만,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이 사귀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사람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매력은 미모인가? 마음에서 우러나는 힘인가? 통상 예쁘고 멋있는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은 외모에만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톨스토이도 그의 <전쟁과 평화>에서 매력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미모가 아닌 마리아 백작부인이지만 울 때면 늘 아름다웠다. 그녀는 고통과 분노로 우는 일은 없었지만, 언제나 슬픔과 연민 때문에 울었다. 그리고 그녀가 울면 그 반짝이는 눈은 물리칠 수 없는 매력을 띠었다." 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타인의 말을 귀담아듣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람,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 사려 깊은 눈빛과 한마디 말에도 오랜 기간 쌓인 인격이 묻어나는 사람, 자기 관리와 자기 성찰을 통해 매사에 품위가 묻어나는 때로 남들과는 다른 개성이 드러나는 그런 사람을 나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매력적인 사람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매력이 육체적인 아름다움으로 치우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보이는 건 잠깐이지만, 보이지 않는 매력은 그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매력은 눈에 띄지 않는 내면의 매력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마치 매력이나 아름다움이 육체적인 미에 있는 것처럼 몸매 가꾸기에 혈안이다.




남자들은 단백질 파우더를 먹어가며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우고, 여자들 역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살을 뺀 후 바디프로필 사진이라며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렇다. 뭘 입어도 아름다운 젊음을 좀 더 붙잡고 싶은 마음에서 그러는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모든 것은 잠시다.


나에게 그런 매력이 있는가? 눈에 보이는 것이 매력의 전부인 양 호도되는 세상에서 어떻게 나만의 매력을 지킬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여울 작가도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매력은 "미모처럼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볼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함께 하고 싶은 존재’로 만드는 기술"이라고.




“은퇴한 노인들은 드디어 자기 외모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때때로 그들의 주름살이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일정한 연령에 이른 사람들의 경우 쭈글쭈글하고 주름진 얼굴이 매끈하고 깨끗한 피부보다 아름답게 보인다.


주름살이 있으면 그 피부 뒤에 감춰진 인격이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눈동자가 반짝인다면 나는 대화 중에 그 사람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 사람의 옷과 장신구와 몸매에 눈길이 가는 것이 아니라.”


<마사 누스바움, 솔 레브모어 _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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