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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17. 2023

그거면 돼요 ㅡ Fromm

추위가 풀렸다가 다시 추워졌다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2월은 애매한 달이다. 28일밖에 되지 않는 건 그렇다 쳐도 겨울도 아닌 그렇다고 봄이라고 하기엔 이르고, 선명함에서 1월과 3월에 밀리는 샌드위치 같은 달, 마치 사람이었다면 뭔가 더 챙겨줬어야 할 것만 같은 달이다.


평소 시간이 나면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 특히 주말에는 '인디 음악'을 주로 듣는 편이다. 한때는 우리 인디 음악을 찾기 어려웠는데, 이젠 애플뮤직에도 우리나라 곡이 많이 올라와 있다. 어제도 애플뮤직에서 인디 음악을 듣다가 찾은 곡 '프롬(Fromm)'의 <그거면 돼요> 2022년 12월에 발매되었으니 비교적 최근에 나온 곡이다.


가볍게 들으려고 했는데, 왠지 보컬인 ‘이유진’의 목소리가 애절하게 다가왔다. 주말을 앞두고 있어서 그랬는지 빡빡했던 일상의 긴장이 풀려서 그랬는지 한주를 보내고 금요일이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지난 시절도 떠오르고. 대개는 안타까워하다가 그냥 잊어버리자고 단념하는, 어쩌면 포기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할 수 없지 않은가. 내 마음대로 되는 건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복잡한 심정을 정리하곤 한다.


아마 이 곡이 더 귀에 들어온 건 가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설렘'이라는 후렴구가 애틋하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고,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오면 그 시절 모자랐던 내 마음이 다 잊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세월은 무심히 흘러가고 가끔은 시간이 모든 것을 정리해 줄 거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무심함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좋은 기억들은 깨끗이 말려서

오래 보드랍게 품고 다니고파요

날 보러 오는 오후 햇살 비추네

지금 이 순간 이걸로 충분해 난

뜻밖에 행운도 큰 기적도 아니

조금의 설렘 설렘 설렘 설렘

그거면 돼요


어떤 순간들은 영원히 남아서

잊지 못할 것을 알게 되는가 봐요

그대 목소리 가득 물든 오후면

지금 이 순간 이걸로 충분해 난

뜻밖에 행운도 큰 기적도 아니

조금의 설렘 설렘 설렘 설렘

그거면 돼요


우연한 행운도 큰 기적도 아니

조금의 기대 기대 기대 기대

그거면 돼요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

내 모자란 마음 다 잊혀질 테죠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밀려오면

여름 안개로 다 지워질 테죠


<프롬 _ 그거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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