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악

사라지는 그래서 아름다운

by 서영수

지난 주말, 대학 친구와 서촌을 잠시 걷고 함께 점심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입니다. 그 친구나 저나 현직을 떠나 이제는 변호사가 되었는데, 여전히 바쁩니다. 법조인이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의 분쟁이나 어려운 법률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하다 보니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것도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같이 걸으니 좋았습니다. 봄기운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스웨덴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자라 라슨(Zara Lasson)의 'Uncover' 제가 좋아하는 곡입니다. 그녀가 이 곡을 낼 때는 17살로 2013년 초에 발매되었으니 이 곡이 나온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그때 이 곡을 듣고 느꼈던 감동이 여전한데, 모든 것을 잊게 하고 무디게 만드는 게 세월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도 있나 봅니다. 문제는 어떻게 기억하게 되었느냐, 그리고 기억하는 방식이겠지만요.


시간을 이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니구요. 한편으로 그 시간 때문에 우리는 살아갑니다. 안 그러면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들이 영원히 이어질 테니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자고 일어나면 조금 나아지는 것처럼 세월은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힘을 통해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니 세월이 무심하다고 그리 탓할 건 아니지요.


이 곡이 좋았던 이유는 그녀의 호소력 짙은 그리고 매혹적인 보이스 칼라 때문입니다. 아름답습니다. 뭔가 가슴속에 남아 있던 응어리가 풀려나간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하루하루가 무심하게 흘러갑니다. 매 순간 깨어 있지 않으면 그리고 뭔가에 집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건질 게 없겠지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모든 사람들이 잘 쓰지는 않습니다. 위안이기도 하고 경계로 삼을 교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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