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타계한 <Merry Christmas Mr. Lawrence>로 유명한 일본 출신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坂本 龍一)는 콤플렉스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이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다. 다리도 짧고, 코도 주먹코에, 몇 년이나 미국에 살았는데 영어도 잘 못하고, 피아노도 잘 못치고, 한글 공부 어플을 깔았는데 반도 못 읽겠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일일이 나열했습니다. 세계적인 음악가에 피아니스트인 그가 자신의 전공인 피아노도 잘 못 친다고 말하는 것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마 너무나 잘하는 일이다 보니 스스로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남들 앞에서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고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장답습니다. 어설프게 알거나 그저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자기가 최고인 줄 착각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공개하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다는 말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으로서, 직업인으로서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있는 그는 지혜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알고 인정하는 그가 진정 강한 사람입니다. 저도 그런 점을 닮고 싶었습니다. 부디 영면하기를!!
자신감을 갖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은 아주 많아.
이를테면 약점을 감추지 않는 것,
결점을 속이려고 하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장점이 되지.
<이츠키 히로유키 _ 사계 나츠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