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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l 20. 2021

동전의 양면

도스토예프스키/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살다 보면 불행한 일도 많이 겪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지기도 할 것이다. 삶을 축복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자신의 삶을 축복할 수 있도록 해 주어라.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도스토예프스키 _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지난 주말, 집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고, 교보문고에 잠깐 들린 것 외에는 집에 있었다. 일주일간 피곤했고, 더워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나니 편하기는 한데, 더 처지는 것 같았다. 땀이 나도, 좀 힘들어도 뭔가를 했어야 했다.


오늘 오전은 맑았는데 오후 들어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소나기가 내렸다. 여름에는 구름의 흐름을 알 수 없고, 기상이 순식간에 변한다. 맑음과 흐림, 해와 비 이렇게 상반된 상황을 접하고,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이 있고, 나쁜 일 속에는 좋은 면이 숨어있는 법, 뭐가 좋은지 나쁜지 당장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루 종일 맑다고, 무엇보다 편하다고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거다.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떤 면을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면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상황을 대하는 자세와 시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행복이란 '지금 이 순간 내가 지어내는 마음의 상태'라는 말도 그런 의미겠다.


박목월 시인 역시 행복과 불행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행복이란 불행이 베푸는 덤이요, 불행이란 행복이 베푸는 필연적 결과라고 믿는다. 행복이건 불행이건 제 혼자 나타나는 것을 나는 경험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반드시 불행의 시종을 거느리고 우리를 찾아오며 불행도 마찬가지로 행복이 밝아 오는 시간을 배경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내 느낌일 뿐이다. 상황이 절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절망스럽게 받아들이는 내가 더 절망스러운 거다. 오히려 괴로운 순간을 참고 시간을 견뎌내면, 오히려 그때가 좋았다고, 사실은 행복했다고 고백하게 될 날이 올지 모른다. 지금 힘든 시기를 통과하는 모든 이들이, 다시 힘을 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러고 싶으니까.




"행복이란, 그것을 어렴풋이 기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입니다. 지금 이 세상에서는 그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자이 오사무 _ 사랑과 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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