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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23. 2023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사람은 어느 학교를 나왔고, 직업이 무엇인지, 어디 사는지 등 자신의 외적인 면을 강조한다. 우리가 주로 사람들과 만나 나누는 대화 내용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가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사람의 외적인 모습보다 그 사람의 내면을 알고 싶을 때가 많다. 고민이 무엇이고,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무엇보다 어떤 책을 읽었고,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도.


남들이 선호하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자랑스럽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굳이 그런 사실은 몰라도, 그가 쓴 글이나 읽고 있는 책을 보면 대강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이 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 가치관이나 삶을 대하는 자세 또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째 같은 책을 읽고 있다. 책이 썩 재미가 있지 않다 보니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것도 이유지만, 요즘 컨디션이 별로인 탓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래도 하루에 단 한 장 아니면 한 문장을 읽어도 충분하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는 자세와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젯밤에는 바람이 선선해서 산책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신록이 점점 짙어지는 요즘, 산에 가면 모든 것이 절정이다. 산의 주인인 나무와 각종 곤충과 새들은 각자의 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낸다. 나는 그들처럼 매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최고의 순간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원하는 걸 얻거나, 무엇을 성취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평온한 마음의 상태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고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나에게 행복은 이미 성취된 것이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고, 상황이 나아져서도 아니다. 그저 편안하게 느껴지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순간 그러면 좋겠지만, 지금보다 시간이 좀 더 흘러 그때가 좋았다고 깨닫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생각해 보면, 힘들었던 순간도 시간이 지나 뒤돌아보면 그때만 한 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이 늘 나에게는 가장 좋은 때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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