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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25. 2023

별로인 기분은 발로 차버려야 떠난다

곧 장마가 온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밖에 나갈 수 없고 흐린 날씨에 자칫 기분이 처질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사는 것도 팍팍하고 재미없는데, 날씨까지 이러니 기분이 영 별로입니다. 우리의 하루는 그날 그날의 기분에 좌우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서 이렇게 조언합니다.     


"우리가 기도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분입니다. 기분이란 기도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발로 차 버려야 떠납니다. 기분은 언제나 물리적인 조건과 깊은 관계가 있지 도덕적인(영적인, 내면적인) 것이 아닙니다. 물리적인 조건에 따라 좌우되는 기분에 말려들지 않도록 계속적인 노력을 하십시오.


결코 한순간이라도 기분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기분을 떨쳐 버리면, 안될 것 같았는데 됩니다. 우리에게 임하는 대부분의 불행은 '하고 싶지 않다'는 기분 때문에 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영적인 결단과 담력이 삶 가운데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때 그의 책으로 큐티를 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닙니다. 매일 새벽 정한 시간에 일어나, 성경과 저 책을 읽은 후 짧게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좋은 말은 넘쳐났으나, 눈으로 읽었을 뿐 저의 삶으로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삶으로 체화하지 않으면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소리나 박제화된 책 속의 문자에 그쳐 우리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그 소리조차도 듣지 않거나 이런 유의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으니 관심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긴 합니다.


그의 말대로 기분은 이성이나 신앙의 영역은 아닙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분, 생각 모두 우리가 이성이나 믿음을 동원해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조금은 바꿀 수 있습니다.


기분이 별로일 때는 차라리 밖으로 나가 뛰는 게 낫습니다. 그런 식으로 기분을 떨쳐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생각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으로, 불평과 불만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꿔야 합니다.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서만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노력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기분이나 생각이 나 자신이고 나의 일상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제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어서 그런지, 잠도 잘 오지 않고 뭘 한 것도 없이 쓸데없는 생각만 하다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주말 아침인데도 오히려 평소보다 피곤합니다. 아침부터 날씨도 덥네요. 기분은 또 왜 이런지,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스왈드 챔버스의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래 이러지 말아야지. 다시 주어진 오늘 하루, 밝고 맑게 한 번 살아보자고 다짐하면서 기분과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 중입니다. 잘 될지는 저의 의지와 노력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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