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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14. 2023

책은 잘 읽히지 않고 머리는 무겁고

어제는 책을 읽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아 한참 애먹었다. 뭔가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 이해가 될 것 같은데 다시 읽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 앞에서 한참을 헤맸다. 그냥 넘어가면 되는데 나는 이게 잘되지 않는다. 일종의 오기 비슷한 거라고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시 읽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아쉬움 때문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비해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이 많다는 사실이 가끔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그 책들은커녕 인류가 쌓아 올린 금자탑과도 같은 지난 시절의 고전들도 다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 책들을 다 읽으려면 내 인생이 두 배는 연장되어야 할 것만 같다.


나는 이 사실을 아주 오래전,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어찌어찌 다 읽었지만 여전히 부분적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건, 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해했다면 기억할 텐데. 그 당시 두껍고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다 읽어냈다는 뿌듯함보다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사실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한 번 더 시간을 내서 꼭 다시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여전히 그 책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시 읽으리란 보장이 없는 거다. 아무튼 그런 연유로 머리가 복잡했다.

나의 무지함과 이해 부족을 탓하고 나니 기분도 별로고, 이럴 때는 음악이 머리를 시원하게 해 준다. 그래서 들었던 곡이 'Post Malone'의 <Overdrive>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곡이다. 지금도 기억한다.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중독성 있는 허스키한 음색과 경쾌한 리듬이 지금도 생생하다.


사진으로 보면 나이가 많을 것 같지만 아직 앞날이 창창한 20대. 딴 길로만 빠지지 않는다면 오래 롱런할 것 같은 가수다. 그런데 어디 인생이 그렇던가. 인기를 얻고 많은 돈을 벌면 무너지는 게 우리 인간을 것을. 부디 그러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이 곡은 이번에 발매된 앨범 <AUSTIN>에 수록된 곡이다. 얼마 전 이 곡을 듣고 역시 '포스트 말론' 하는 감탄이 나왔다. 잠깐 듣고 나니 머리가 맑아진 것 같다. 이 곡 말고도 같은 앨범에 수록된 또 한 곡도 함께 포스팅한다. 아마 이 곡이 더 대중성을 확보할 것 같다. 이 곡도 역시 좋다.


그렇게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어제 하루가 흘러갔다. 책을 얼마 읽지도 못했는데. 그런 날도 있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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