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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Oct 10. 2023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아도

알렉산드로 바리코 ㅡ 이런 이야기

"내가 보기엔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안 그래.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는 시간은 긴 세월의 작은 부분일 뿐이야. 다시 말해서 자기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를 알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시기에만 진정으로 살았다 할 수 있지. 그런 시기에 사람들은 행복해. 나머지 세월은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시간이야."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 극작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이런 이야기>에 나오는 글이다. 가끔은 내가 살아 있기나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당연히 호흡을 하고 걷고 뭔가를 먹으면 살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글쎄? 내가 말하는 살아 있다는 의미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내가 누군지, 무엇을 하며 사는지 분명히 나를 나로서 자각하는 삶. 흐릿했던 삶의 목적이 점점 분명해져 그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삶을 말한다.


내가 누군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산다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언제라도 배터리처럼 용도가 다하면 버려지고 말지도 모르는데. 우리 삶에서 내가 주체가 되어 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느림과 자만의 병에 걸린 네 마음은 도대체 시간을 어떻게 재고 있기에 매번 이렇게 쓸모없는 시간에 오는 것이냐? 그들은 너의 아름다움을 더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너를 자랑스러워하는 내 마음은 궁핍을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리라. 부디 이런 식으로 세월을 허비하는 것에 대한 형벌이 관대하기를, 그리고 우리의 고독을 살피는 천사가 다 알아서 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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