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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01. 2023

상상의 힘을 빌리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식을 배우기도 하지만) 작가의 생각, 정확히 말하면 그의 상상력을 빌리는 것이다. 나의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문학은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이다. 상상하고 상상한 것을 어떤 스토리로 구성하느냐에 문학작품의 생명력이 있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상상력에 의해 진보했다. 상상력은 인간만이 갖는 힘이다. 비루한 현실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상상하고 그 상상한 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지난 인간의 삶이었고 앞으로의 삶이 될 것이다.




문제는 상상의 범위와 스토리. 천성적으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면 상상력이 고갈된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상상력의 부재 속에서 살아간다. 상상력을 회복하려고 애쓰지만 쉽지 않은 일, 결국 남은 방법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빌리는 것,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거나 영화 등을 보는  것이다.


책에 대해 말하자면, (특별한 경우, 위대한 문학작품을 쓴 소설가가 쓴 에세이를 빼놓고는) 에세이나 자기계발류의 책을 거의 읽지 않는 편이다. 작가의 상상의 힘이 반영된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읽을 때는 '맞는 말이네' 하면서 수긍해도 책을 덮고 나면 그뿐,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소설도 아무 책이나 읽지 않는다. 스토리와 문장 등을 꼼꼼히 살핀다. 세상에 나온 수많은 책을 다 읽을 시간도 없고 자칫 잘못 고르면 읽다가 지쳐 책 읽기를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책은 너무나 뛰어나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시시해져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책을 만나는 건 행운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가 꼭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다.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 문장,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만 해야지 내 기준으로 삼으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책을 잘 골라 읽으면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상상하게 됨으로써 사고의 지평이 넓어진다. 세상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할 수 없기에 책을 통해 새로운 상황과 문제를 마치 내가 경험한 것처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간접 경험'이다. 바로 이 새로운 시선과 경험을 얻기 위해 나는 지금도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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