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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08. 2023

1989

Taylor Swift ㅡ Slut

내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음악을 들은 건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그녀는 컨츄리(Country Music)풍의 노래를 다소 빠른 템포로 부르는 재기 발랄했던 소녀였는데, 그녀도 이제 30세가 넘었다. 세월이 무상(無常)할 뿐이다.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것은 음악을 들을 때다. 우연히 그 시절에 들었던 음악을 듣다 보면 그 무렵의 내가 생각나고, 지금으로 돌아와 나를 보면 그 시간의 간격만큼 나이가 들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오늘 신문에서 이제 전설이 된 일본의 록밴드 '엑스 재팬(X Japan)'의 베이시스트인 히스(Heath·본명 모리에 히로시)가 지난달 암으로 투병하다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는 기사를 봤다. 향년 55세. 나이에 비해 이른 죽음이었다.


모든 것은 지나가다가 언젠가 소멸한다. 시기가 문제일 뿐, 그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었지만 그때가 너무 일렀다. 내가 알았던 뮤지션의 안 좋은 소식을 접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월의 무상함이라니...


오늘 소개하는 곡은 최근에 발매된 <1989>에 수록된 곡. 1989라면 1989년도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테일러 스위프트가 태어난 해이기도 한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더라, 이 음악을 들으며 지난 시절을 떠올렸다. 그해 나는 대학에 입학했었다. 1989년이 방금 지나간 어제와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까마득한 옛날로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말이다.


음악도 우리처럼 나이가 든다. 사람들이 더 이상 듣지 않거나 관심이 없을 때 우리 기억에서 서서히 사라진다. 특별한 음악(클래식)을 제외하고 우리 인간처럼 음악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것이다. 어디 음악만 그렇겠는가.


그럼에도 음악을 듣는 것은 음악이 현재를 통과하는 나의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모두 잊어도, 나만은 지금 듣는 음악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마음에 간직하기 위함이다.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이 곡으로 먼 훗날 이 시절의 나를 추억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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