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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21. 2023

그대에게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곧 인생

The Beatles ㅡ Now And Then

비틀스(The Beatles)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는 얼마 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서 자신의 동료인 존 레넌(1940 - 1980)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링크). 이제는 해체된 비틀스의 이름으로 신곡(Now and Then)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제 AI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는 듯하다. 죽은 자의 목소리와 음악적인 성향을 재현해 내다니, 존 레넌이 살아 있었다면 찬성했을까. 이게 좋은 일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존 레넌하니 떠오르는 말이 있다.


존 레넌은 죽기 직전에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뭔가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 그대에게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곧 인생이다."


의도적으로 무슨 계획을 세우더라도 그 계획을 세우기까지 들어간 시간과 그 시간에 일어난 일들도 우리 삶이니 그 시간도 허투루 낭비하지 말라, 다른 것을 하느라 지금 희생하는 어떤 것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뜻으로 나는 받아들였다. 인생은 예측 불가능한 일들로 가득 차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오늘이 당연히 주어진 권리라고 생각한다. 내일도 당연히 올 거라고 생각하고 오늘을 허비한다. 죽음을 눈앞에 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텐데, 우리도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우리에게 죽음은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 살아 있는 한 죽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나에게 쓸모없어 보이는 이 시간도 다른 누군가에겐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인생은 그런 시간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지난 시절을 후회하고 있다면 내가 무시하고 지나쳐버린 바로 그 시간 때문이었다. 아마 존 레넌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비틀스의 신곡 <Now And Then>을 듣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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