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Dec 29. 2023

필요한 건 말 그 이상이라는 거지

Extreme ㅡ More Than Words

사람과의 관계는 미묘하다. 별일 아닌데도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사소한 일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대개는 기대가 컸거나 마음을 주었던 관계일수록 더 그렇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면 관심도 없었을 테니, 실망할 일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았던 사이라면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이라면 미세한 균열을 방치할 경우 자칫 관계가 깨질 수도 있다. 특히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 야속한 마음이 들다가 상대가 여전히 변함이 없으면 지친다. 급기야 마음이 식으면서 그 사람이 싫어지기도 한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이루어가는 관계다 보니 인내와 양보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문제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참고 양보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쌓였던 섭섭한 마음까지 해소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이 말이 문제였다. 말이 필요 없는, 말을 넘어서는 편한 사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눈빛만으로 또는 가벼운 말 한마디에도 상대가 뭘 원하는지 헤아릴 수 있는 그런 관계였다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게다.


그렇게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건 보통의 인연이 아니고선 쉽지 않다. 인연이었다면 나의 부족한 모습도 용납이 되었을 테니, 관계가 틀어졌다면 인연이 아니었던 것이겠지만.

오랜만에 들었던 곡이 익스트림(Extreme)의 <More than Words> 1991년도에 나온 곡이니 30년이 넘은 오래된 곡이지만 단조롭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기타 연주와 아름다운 보컬이 조화를 이뤄 지금 들어도 여전히 좋았다. 물론 이건 내 주관적인 느낌이다. 요즘 세대들이 듣기에 이런 올드한 곡을?! 이럴 수도 있다.


음악에도 테크닉이 강조되는 요즘, 어쿠스틱(Acoustic)한 분위기의 이 곡을 듣는다면 고루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헤어지자는 말도 문자로 가볍게 통보하는 시절이니까.


이 곡이 나온 1991년도에 대학을 다녔던 나는 손으로 쓴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이 곡을 들었다. 이젠 그 시절이 아련해지면서 그마저도 기억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대에게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곧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