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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an 15. 2024

우리를 움직이는 건 질문이지

“우리를 움직이는 건 질문이지.” 영화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배우 캐리 앤 모스)가 네오(배우 키아누 리브스)에게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내 삶에 의욕이 없을 때는 질문이 사라졌을 때였다. 질문한다는 건 여전히 세상에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거니까. 답 없는 질문도 가치가 있는 건 그녀의 말처럼 그 질문이 우리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무엇보다 질문하는 힘을 키우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동시대 또는 시대를 초월해서 쓰인 작품을 통해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더 나아가 나에게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질문 없이 사는 우리들에게 책은 묻는다. 당신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느냐고.


고대부터 철학자들이나 현인들 역시 '왜 사는가?' 즉 삶의 목적을 치열하게 탐구했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사람들이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삶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질문을 해도 답을 구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난다. 대개는 질문이 추상적이거나 애초부터 답을 구할 수 없는 인간과 세상의 본질에 관한 질문들이다.




질문이 추상적이거나 바르지 않으면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없다. 어쩌면 답은 알고 있는데,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라서 애써 그 답을 외면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이런 (자책성) 질문은 백날 해도 소용이 없다. 오히려 불평불만만 늘어날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가 바른 질문이다. 물론 답을 아는 것과 그 답대로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질문하는 사람과 그 질문마저 포기하는 사람은 그 삶이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새해부터 쏟아지는 연이은 좋지 않은 소식들, 우리의 예측을 벗어난 문제들,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우리 의지를 시험하기라도 하듯 하루가 멀다 하고 무너지는 결심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칫 의욕을 잃고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되는대로 살기 쉽다. 그때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딘지를. 그러기 위해선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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