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보다가 '새해 아침...'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새해? 2024년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지만 글쎄, 새해가 오긴 했나? 왜 '새해'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걸까. 사실 해가 바뀌었다고 달라지는 건 딱히 없다. 하던 일도 지난해 그대로고 만나는 사람들도 여전히 예전 그 사람들이다.
출근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차량의 행렬, 새해를 맞은 테헤란로 역시 여전히 차량과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해 경 그대로다.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에선 새해를 느끼기 어렵다. 나도 그대로 다른 사람들도 그대로니 바뀐 해 앞에 '새'자가 붙었을 뿐, 새로운 것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새해를 규정짓는 것일까. 결국 생각과 그 생각이 그려낸 내면의 풍경이 새로워져야 비로소 새해가 왔다고 할 수 있다. 삭막한 겨울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주변 풍경이 삭막한 것은 아니다. 겨울이기 때문에 당연히 앙상한 나뭇가지에 두꺼운 외투, 춥고 건조한 날씨가 풍기는 삭막한 느낌을 연상하기 때문에 삭막한 것이다. 결국 내 생각과 느낌이 문제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그동안 가본 적이 없는 외국에 간다고 해서 새로워지지 않는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나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을 보는 내 시선과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새로워져야 비로소 새로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금 새해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의 삶이 지루한,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찾기 어려운 무미건조한 일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고쳐야 할 것은 어떤 것에도 감동하지 않는 무뎌지고 진부해진 이 마음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