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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01. 2024

빛은 그림자가 있어 돋보이고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좌절과 불안, 걱정은 성장하는 사람에게 뒤따르는 것이다. 인생에서 좌절이란 곧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 겪어야만 했던 고난과 어려움을 피력한 것이리라.


고난의 의미는 고난을 당할 당시에는 잘 모른다. 지나고 나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힘들면 힘든 상황만 눈에 들어올 뿐, 도대체 내가 왜 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고통이 주어진 의미는 무엇인지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해져야 할 이유이다.


돌이켜보면, 불행했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그때는 많이 힘들었지만 정작 인생의 진리와 삶의 의미를 깨달아 성장과 성숙의 길로 들어선 것은 바로 그때였다. 모든 현상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는 법, 빛을 볼 것인지 아니면 그림자를 볼 것인지 나의 선택에 달렸다.




"거울과 물속의 그림자는 빛을 받아들인 결과이고, 햇빛과 등불로 만든 그림자는 빛을 베푼 결과다. 즉, 하늘의 달도 햇빛을 반사해 그림자를 만드는데, 천공에서 만들어지는 달의 그림자는 햇빛을 받아들인 결과이고 밤에 만들어지는 그림자는 달이 햇빛을 받아 땅에 베푼 결과이다."


약 330년 전 청나라 장조(張潮)가 쓴 <유몽령幽夢影>에 나오는 글이다. 빛은 그림자가 있어 돋보이고 그림자는 빛을 도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드러낸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외면하는 그림자이다.


2월의 첫날, 1월이 벌써 갔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라도 주어진 순간에 집중하자고 다짐해 본다. 앞으로 뭘 하든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시간이 주는 의미와 내가 하는 생각과 행위의 본질을 쫓아볼 생각이다. 2월을 맞아 다시 새롭게 한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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