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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09. 2024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

무력한 하루, 하루 종일 마음을 잡기 어려웠다. 무엇을 해도 집중이 되지 않는... 심란하다는 표현은 이런 때 쓰는 걸지도. 예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지만, 다시 이러다니. 쉽게 털어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인지 소심하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호흡을 가다듬는 앱을 켜고 잠시 눈을 감았다. 단 1분에 불과한데도 생각이 밀려오고 그 생각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생각이 밀려오고. 아니나 다를까. 앱에 호흡이 규칙적이지 못하다는 표시가 떴다.


생각해 보면 다 쓸데없는 짓이었다.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에 신경을 쓰면서 에너지를 낭비하니 정작 집중해야 할 일에 집중할 힘이 없었던 거다.


일 글을 쓰려고 나름 노력하는 것도 바로 그 집중의 힘을 얻기 위함이었다. 의도적으로라도 집중할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신경을 쓰게 하는 일이나 사람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게 글을 쓰는 거였다.




퇴근 무렵, 사람들이 사무실을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그들은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았을까. 아니면 나처럼 우왕좌왕하다가 하루를 놓치지는 않았을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힘들지 않아 '보이는' 사람은 있어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는 나름의 이유로, 저마다의 사연으로 힘들게 살아간다.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들 역시 힘들다.


힘들다는 사실부터 솔직히 인정하면 모든 문제에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나에 대한 사랑이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포용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애써 안 그런 척하다가 더 낭패에 빠진다.


무작정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지 말고, 어떤 순간이든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본연의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김중혁 작가도 <모든 게 노래>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삶이란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른 걸 선택하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유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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