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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15. 2024

다시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그제는 며칠 쉬었다가 출근해서 그런지 오전부터 피곤했다. 늘 다니던 사무실인데도 낯선 느낌도 들고. 며칠 보지 않았다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왠지 새롭다. 새로운 환경에 가면 적응하느라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신경을 쓰는 만큼 피곤했던 적이 있었다. 마치 그런 첫날의 느낌이었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연휴의 연장선에서 연가를 쓰는 사람들이 일부 있어 다 나오진 않았지만 늘 함께 근무하던 그 사람들이고 같은 사무실이다. 내 방도 연휴 전 그 방 그대로다. 일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일단 밀린 메일부터 확인했다. 며칠 흐트러진 생활로 집중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오늘이 지나고 며칠 있으면 다시 이 생활에 익숙해지겠지만. 그러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도. 맞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똑같은 일, 같은 분위기와 환경. 비슷한 상황...

예전 공무원일 때와 달리 정기적으로 근무지가 바뀌지 않아서 그런지 익숙함이 때로 무료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새로워질 수 있을까? 환경을 바꿀 수 없으니 마음가짐을 바꿔야 할 텐데. 하지만 쉽지 않다.

결론은 알지만 도대체 어떻게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을지 묻기 시작하면 난감해진다. 늘 보는 것을 보고 매일 듣는 것을 듣는다면 새로워지기 어렵다. 그동안 보지 않았던 것,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가보지 않았던 곳, 읽지 않았던 것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것 역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지겨워하면서도 늘 하던 일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편한 대신 매너리즘에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칫 의욕을 잃기 쉽다. 뭘 해도 새로운 것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새롭다고 느껴도 채 며칠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황과 환경을 바꾸기는 어려우니 바꾸려면 상황이 아닌 나부터 바꾸어야 한다.

설 명절이 방금 지났으니 음력으로는 올 한 해가 다시 시작된 셈이다. 새해 첫날의 다짐들이 흐릿해질 즈음,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 거다. 기회는 잡아야 기회지 그냥 바라보기만 하면 스쳐 지나가고 만다. 기회를 잡으려면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땀을 흘려야 한다는 말이다.

멈췄다면 움직여야 하고 걸었다면 뛰어야 하고, 어슬렁거렸다면 다소 절도 있는 리듬으로 주어진 삶을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2024년 새해를 다시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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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수 소속 직업 변호사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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