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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21. 2024

사랑은 자의적인 것이다

가끔 전철이든, 거리에서 젊은 연인들이 소위 닭살 돋는, 오글거리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이 보든 말든, 둘은 좋아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남들이 보기에 지나친 애정 행각을 하기도 한다. 나이 든 어른들은 혀를 끌끌 차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부럽다는 표정 반, 못 봐주겠다는 표정 반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그 나이에는 그랬을지 모른다. 사랑이 그런 것이다. 비록 어떤 행동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다소 자의적이고 어리석은 맹목성을 띠고 있더라도, 두 사람 사이에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떤 희망의 상징처럼.


은희경 작가도 <새의 선물>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자의적인 것이다. 작은 친절일 뿐인데도 자기의 환심을 사려는 조바심으로 보이고, 스쳐가는 눈빛일 뿐인데도 자기의 가슴에 운명적 각인을 남기려는 의사표시로 믿게 만드는 어리석은 맹목성이 사랑에는 있다."


따라서 나의 기준과 잣대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곤란하다. 내가 직접 할 때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 사이에 큰 차이와 간격이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다르지 않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 아닌 것이다.


이중 잣대를 버리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위선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위대한 점은 그 차이와 간격을 무화시키고 별게 아닌 것을 별게 있는 것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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