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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24. 2024

읽지 않으면 쓸 수가 없고

지난 설 명절,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평소보다 더 못 읽었다. 여러 날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많은 시간이 나를 느슨하게 만든 것이다. 시간이 많다고, 삶의 여유가 있다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쓸데없는 일로 더 분주해질 뿐이다. 오히려 바쁜 와중에 짬을 내서 읽는 것이 쌓이면 훨씬 더 많이 읽게 된다.


글을 쓰려면, 그것도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일단 많이 읽어야 한다. 책을 늘 가까이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만은 없는 일. 게으름에, 바쁘거나 책 아닌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책을 놓은 적도 있었다. 당연히 뭘 쓰려고 해도 잘 써지지 않고, 생각도 깊이가 없어졌다.


한편 꾸준히 뭘 쓰지 않으면 읽을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결국 읽지 않으면 쓸 수 없고 쓰지 않으면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 일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문제는 영향을 받고 싶지 않은데 받거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피해야 할 건 쉽게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야 할 건 도무지 외면하니 이런 모순이 또 없다.


멍하게 TV 앞에 앉아 있는 것도 때로 필요하나 그게 반복되거나 길어지면 삶이 흐트러지고 무력해진다. 지난 주말밤에도 TV에서 하는 영화를 보다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당연히 읽어야 할 책은 읽지도 못했고. 오락이나 예능 프로그램은 황금시간대인 7-9시 대에 하면서, 영화는 왜 꼭 밤 10시가 넘어서 하는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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