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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Mar 19. 2024

상상할 수 있어야 공감할 수 있다

소설책을 읽으면서 가끔 이 스토리는 작가의 생각일까 아니면 어디에서 들은 이야기일까 생각한 적이 있다. 상황과 그 상황에 대한 묘사와 해석은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다. 작가의 평소 생각이나 사유가 반영되었을 거라는 말이다.


작가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그런 생각이나 이야기를 어떻게 창조한 것일까. 나라면 도저히 그렇게 접근할 수 없는 특이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그리고 생각의 깊이에 놀랄 때가 있다. 하물며 그 작가가 세계가 인정한 위대한 소설가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어떻게 그런 생각에 이르렀을지 의문이 들곤 한다. 같은 인간으로서 나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 내는 능력은, 단순히 책상에 꼬박 앉아 있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상해야 하고 구성해야 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를 지어내려면 지금 내가 이렇게 쓰고 있는 것처럼 그냥 물 흐르듯이 쓸 수 없는 노릇이다.   




글은 생각과 사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글을 제법 써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나는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한계 또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지만 쉽게 답을 찾지 못하겠다. 어쩌면 지금보다는 좀 더 이른 나이에 글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글쎄?


무언가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중요한 건, 글을 쓰는 것만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공감의 능력 역시 ‘상상’에서 출발한다.


상상을 통한 공감의 능력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 때로 나에게 불리해도 그 시선을 받아들이는 것, 누군가의 아픔이나 고통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능력이다. 갈등과 분열이 극에 달한, 그리고 경직된 사고로 가득한 우리 사회를 보면서 나부터 점점 상상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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