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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Mar 24. 2024

무슨 까닭으로 나와 더불어 변론하시는지

"내 영혼이 살기에 곤비하니 내 불평을 토로하고 내 마음이 괴로운 대로 말하리라. 내가 하나님께 아뢰오리니 나를 정죄하지 마시옵고 무슨 까닭으로 나와 더불어 변론하시는지 내게 알게 하옵소서." <욥기 10: 1 - 2>


욥기(JOB)를 다시 읽고 있다. 성경 중에서도 논란이 많은 부분이고 내 지력과 믿음으로는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이번에 읽으면서 깨달은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고난을 겪고 있던 욥은 그가 믿는 신에게 자신의 사정을 직접 호소했다는 점이다.


욥은 자신의 사정을 돌려서 말하지 않았다. 직설적으로 자신의 아프고 힘든 사정을 신에게 구구절절 하소연했다. 사실 하소연이라고 하지만 섭섭함과 안타까움, 불평과 불만성 토로였다. 감히 자신을 만든 하나님에게 섭섭하다고 불평하다니, 그걸 받아주는 하나님이라니...


시편 기자도 다르지 않았다. 욥이 믿는 하나님은 하소연, 원망 심지어 타인에 대한 악담과 불평, 불만도 다 들어주신다.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에 왜 이런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일들이 비일비재한지, 내가 힘들 때 도대체 당신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왜 나를 버려두고 있는지 반문하는 내용도 있다. 그 호소가 정당한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신이 인간의 말을 들어준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욥이 회복된 것은 신의 도움과 능력이지만, 어쩌면 그 정직한 호소도 한몫했는지 모른다. 마음에 있는 말들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비록 상황은 딱히 달라진 것이 없지만, 욥은 치유되어 갔다.


나중에 욥이 그전과 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회복된 것은 결과일 뿐, 중요한 것은 그가 견뎌야 했던 과정이다. 고난당한 자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과정이지 하나님이 주신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어려울 때 하나님에게 내 사정을 솔직히, 있는 그대로 토로할 자신이 있는지, 결과에 집착하느라 과정 속에서 함께 하고 계신 하나님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약의 위대한 믿음의 인물인 욥이 더 크게 다가왔다.


아마 나중에 욥이 회복된 뒤에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렇게 기도하지 않았을까.


'하나님에게 힘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하나님은 저를 강하게 만들 어려움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에게 지혜를 구했더니 하나님은 저에게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에게 힘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하나님은 제가 극복할 위험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에게 사랑을 구했더니 하나님은 제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제 기도는 모두 응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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