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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pr 05. 2024

미세먼지가 문제는 아니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지난주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직장 근처를 걷다가 '미세먼지만 없으면 참 좋은 날씬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늘은 연무가 뒤덮인 것처럼 온통 뿌옇고 사람들의 표정도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모두 인상을 쓰고 있었고 그 사람들 중에 한 명인 나도 어느덧 뿌연 하늘을 노려보면서 황사와 미세먼지의 발원지라고 하는 몽고와 중국 탓을 하고 있었다. 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공기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현재를 부정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불분명한 미래만을 내다보고 있었던 거다. 


거추장스러운 겉옷을 걸치지 않고 가벼운 셔츠 차림으로 걸어도 좋은 날씨인데... 문득 지난겨울의 추웠던 어느 날이 떠오르면서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그나마 좀 누그러졌다. 황사나 미세먼지 모두 봄이 오는 진통이라고. 그러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이렇게 생각이 정리되었다.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어설 자리가 없고 점점 더 부정적으로 흐르게 된다. 가급적 긍정적인 생각으로 부정적인 것을 압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아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쓸데없는 생각으로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나 자신을 소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기가 답답한 것이 아니라 실은 나 자신이 답답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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