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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pr 08. 2024

이렇게 빨리 끝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화려한 시절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화려한 삶인지는 가치관과 성격, 삶의 자세와 태도,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분명한 점은 누구에게나 그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젊음 자체를 예로 들면, 혹자는 자신은 젊을 때 공부하느라,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젊음을 누려본 적이 없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에게 젊음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어려움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젊었기 때문이다.


화려함의 기준을 내가 기대하고 꿈꾸는 것으로만 맞추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나도 한때 화려한 시절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다는 것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그 시간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물론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밝게 사는 사람들이 있지만 여간해선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를 앞서갔던 사람들도 예외 없이 경험했던 일이다. 화려했던 시간이 있다면 어두운 시간도 분명히 있다는 것, 언제 오느냐의 시기 차이만 있을 뿐이다.




호스피스로 8년간 일했던 경험을 기록한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라는 책을 쓴 호주 작가 브로니 웨어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소중하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인생은 빠르게 흘러간다. 내가 돌보았던 죽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이 이렇게 빨리 끝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90세든 40세든 관계없이."  


짧았던 젊음의 시간이 지나고 중년을 지나 노년에 이르면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으면서, 하루하루 사는 것이 힘겨워진다. 찾는 사람도 없고, 기존에 맺었던 관계가 단절되기도 한다. 그렇게 죽음을 기다리며 남은 삶을 소진해야 할까.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더 중요한 숙제로 남는다. 우리 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주어진 하루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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