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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pr 17. 2024

삶이란 하나의 경기

요즘 퇴근 후에 산책을 하면서 간간이 달리기도 한다. 물론 예전처럼 오래 달리지는 못한다. 뛰고 나면 숨은 차지만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김연수 등 유명한 소설가들이 오전에는 글을 쓰고 오후엔 달리기나 수영을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몸으로 움직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누구나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피할 길이 없으니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관리할지만 남은 셈이다. 집중하되 지나치지 않는 것, 그게 지난 시절 내 삶으로 체득한 결론이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가 번역한 <달리기와 존재하기, Running & Being>는 미국의 심장병전문의이자 작가 조지 쉬언(George Sheehan)이 쓴 책이다. 그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주기적으로 우울할 때, 나는 삶이란 하나의 경기라는 것, 하지만 사람이 제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오직 신만이 그 결과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경기의 내용이 아니라 달리는 사람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늘 그렇듯 적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 자기 자신의 참된 모습을 찾으려 든다면 그건 매 순간 실패할 위험을 안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게 됐다면 결승점까지 걸어서 들어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하나도 부끄러울 게 없다."


"어떤 마라톤이든 결승점에 들어가는 때만큼은 가슴 벅차지 않을 수 없다. 달려오는 내내 러너는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힘든 일도 아주 많았지만 결국 이겨냈다. 그런 해방의 순간이 있을 수 없다. 그 시련이 끝날 때쯤이면 달리는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이나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달리기를 해서 무슨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달리고 있는 지금 나 자신이 중요한 것이다.


때로 엉망진창이고 우왕좌왕할 때도 있지만 삶이라는 경주를 자기만의 보폭과 속도로 끝까지 완주하는 것, 비록 실패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것,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 어쩌면 달리기의 목적은 그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목적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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