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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pr 23. 2024

선다일미(禪茶一味)

뉴스를 모면 대개 듣고 싶지 않은 소식들이 대부분이다. 정치는 우리를 늘 실망시키고 경제는 늘 어렵고 세계는 전쟁으로 시끄럽고.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날 때도 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데, 세상이 왜 이 모양이냐고 탓하기도 한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마음만 상할 뿐이다. 마음이 상하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더 나아가 화가 나기도 한다. 그때는 신속하게 화를 가라앉혀야 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선다일미(禪茶一味)" 차(茶)를 마시는 과정이 선(禪)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쓰는 말이다. 차가 우러나기 위해 필요한 시간 그마저도 시간이 없다면 차를 마시기 전 단 3분 만이라도 조용히 명상에 잠겨도 화가 많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사실 차는 명상으로 이끄는 수단이다. 굳이 차를 마시지 않더라도 조용히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차를 마시지 않는다면 커피 또는 물 한 잔을 마시기 전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자신을 고요하게 하면 누그러지지 않을 화나 분이 없다.


문제는 차 한 잔을 마실 만한 마음의 여유가 있느냐이다. 마음이 각박해지거나 혼란스러우면 도무지 차를 마실 시간을 내기 어렵다. 아이스커피나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것도 빨리 마시고 일해야 한다는 분주한 마음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유는 내가 만들어야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혼란스럽다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창밖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좋은 방법은 잠시 눈을 감고 미동을 멈추는 것이다. 때로 멈춰야 다시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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