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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pr 26. 2024

넌 정말 대단해!!

"그때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다른 말로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곤 했다. “넌 정말 대단해.” 지원과 나는 어느 순간 그 말이 다른 어떤 말들보다 서로를 감동시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영수 작가의 <내일의 연인들>에 나오는 글이다. 사랑해도 차마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안 그런 척 다른 사유를 대곤 했다. 사랑한다는 말 자체가 쑥스럽기도 하고, 상대의 감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고백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한편 정말 그녀를 사랑하는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 사람의 좋은 점만 보이고 그래서 그를 칭찬해 주고 싶다는 것을. 상대도 알 것이다. "너는 정말 대단해!"라는 말속에 그가 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여, 우리는 진심을 담아서, 용기를 불어넣는 따뜻한 말을 해야 한다. 여러 문제로 의기소침해 있는 그의 기분을 말 한마디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좋다가도 어느 순간 싫어지기도 하고 뜨거운 감정이 일다가도 순식간에 식는 것이 인간이다. 특히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자꾸 충고나 핀잔이 늘어난다. 조언한답시고 그의 아픈 부분을 헤집거나 고칠 점을 반복해서 지적하다 보면 처음에는 '그래, 맞는 말이야'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한편으로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하는데?' 이런 반감이 들게 된다.  


관계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건지도 모른다. 같은 입을 통해 사랑한다, 너 잘한다는 등 칭찬을 하기도 하고 때로 독설을 퍼붓기도 하니, 결국 관계는 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건, 속마음!! 차마 "너 싫어졌어"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 마음을 애써 감춘 채 사소한 문제로 핀잔을 주거나 지적을 한다면 서로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 일이다. 차라리 조용히 관계를 정리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부드러운 마음으로 애정을 담아 충고를 하는 거랑 자기 딴에는 좋은 뜻으로 말한다면서 처음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단점이나 고칠 점을 지적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선 분명히 차이가 있다. 우리는 누구에게 충고할 만큼 잘난 사람이 별로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인간이라는 말이다.  


굳이 충고를 한다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상대의 반응을 살펴가면서 따뜻한 마음을 담아 권유하는 형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의 배려심이 느껴져 기꺼이 수긍할 수 있어서 좋고, 말하는 사람도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는 모습을 봐서 좋고 서로에게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관계가 공고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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