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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May 02. 2024

RIP ㅡ 폴 오스터

5월을 앞둔 지난 4월 30일, 좋아하는 작가인 폴 오스터(Paul Auster, 1947 -  2024)가 폐암으로 투병 중에 사망했다는 부고를 봤다. 향년 77세. 한때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로운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법이지만, 오래오래 옆에 머물렀으면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니,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 또한 덧없어지는 것 같다.  


폴 오스터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6시간씩 글을 쓴 성실한 작가였다. 천재는 성실함과 꾸준함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천재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뉴욕 3부작, 빵굽는 타자기' 등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여러 작품을 남겼다. 그는 상복이 별로 없었지만 미려한 문장과 구성으로 우리 삶에 존재하는 우연을 필연으로 완성시켰다.  


작가로서 성공했는지 몰라고 그의 삶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불화하는 부모를 지켜봐야 했고, 성년이 되어서는 이혼 그리고 손녀와 아들의 죽음 또한 겪어야 했다. 어쩌면 보편적인 인간의 삶을 살다 갔다고 할 수 있다.


근로자의 날인 어제, 허전한 마음에 하릴없이 책꽂이에 있는 그의 책들을 뒤적거렸다. 그는 좋은 책들을 남기고 갔는데, 과연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가 부디 영면하기를!!


"내 작품이 좋다는 확신은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글을 쓰기 시작할 땐 완벽한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지만 그건 절대 불가능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린 계속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뮈엘 베케트의 말대로 우린 좀 더 나은 실패를 할 수 있을 뿐입니다." 


RIP. 폴 오스터(Paul Auster, 1947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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