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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24. 2024

가는 날이 장날이 되다니

Billie Eilish ㅡ BIRDS OF A FEATHER

지난 토요일, 새벽부터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아는 지인들과 운동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오래전에 잡은 약속이라 비 예보가 있어도 연기를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결국 9홀만 돌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습도가 높아 홀을 도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비까지 오니, 사실은 실력이 없어서 잘 맞지 않는 것인데도, 날씨 탓을 하기 좋았다.


필드에 나가면 평소에 연습을 좀 해둘걸,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정작 관심이 가지 않는다. 사실 골프는 좋은 운동이다. 푸른 잔디밭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걷고 운동하며 기분 전환하기에 딱 좋다. 문제는 여건이다.


오고 가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하루가 깨진다. 거기다가 술까지 마시면 운동한 보람도 없다. 내기에 집중하면 감정이 상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주 하지 않지만, 아는 사람들이 이 운동을 주로 하니 아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행들과 헤어진 후 차를 타고 오면서 들었던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곡 <BIRDS OF A FEATHER> 선호하는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올해 나온 이 곡은 좋아한다.


음악을 들으며 잠시 기분 전환. 차장 밖으로 여전히 비는 내리고, 쉽게 그칠 비가 아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나갔는데 비가 오니, 그렇다고 날씨를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할 수 없었다. 어쩌며 오히려 잘 됐는지도 모른다. 18홀을 다 돌면 지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 생겼을 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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