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우리 모두는 약점과 단점을 지닌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입니다. 문제는 자신에게는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대에겐 한없이 인색하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사랑하기보다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자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뜨겁게 타올랐다가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것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약하고 불완전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그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그가 약점 많고 허물투성이일지라도 그의 영혼 속에 있는 나와 같은 상처를 발견하고 품어주는 것. 이것이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긍휼히 여기는 쓸쓸한 자기 연민입니다. 상대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나와 그가 분리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됩니다. 인생의 짐을 함께 지거나 더 나아가 그의 짐까지도 감당하며 걸어갈 때 그 사랑은 조금씩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이렇게 상호 존중과 이해, 그리고 서로의 약점과 단점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성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만 출신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덩훼이원(鄧惠文) 박사도 <사랑, 우리가 놓친 것은>에서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