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배우 최화정이 환갑, 60세를 넘겼다는 소식을 접했다. 1961년생으로 63세인 그녀는 여전히 동안童顔으로, 외모만으로는 실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세월의 흔적을 완전히 피해 갈 수 없었지만, 같은 나이대의 여성들과 비교해도, 또 외모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연예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녀는 나이에 비해 확실히 젊어 보이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모습이 왠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물론 일부러 나이 들어 보일 필요는 없겠지만, 그녀에게서 그 나이대의 사람들만이 풍기는 풍모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젊어 보이는 이유는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온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무래도 독신은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경험한 이들에 비해 결혼 생활이 주는 어려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삶이 주는 고단함과 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외모나, 정신에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의 체력을 따라가기 힘들고, 시대의 새로운 흐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신은 예전처럼 활동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연에도 흐름이 있듯 인간의 삶에도 흐름이 있어, 때를 놓치면 아름답게 물러나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최화정이 1996년부터 34년간 DJ로 활동하던 라디오 방송에서 자발적으로 하차한 것은 아름다운 선택이었다. 더 할 수 있음에도 물러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내려놓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삶의 가치를 최화정은 몸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