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와 어제는 무척 더웠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습기를 빨아들인 듯 몸은 잔뜩 무거웠고,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 공기는 더욱 후텁지근했다. 거리는 한낮의 열기에 모든 것이 정지된 것처럼 보였다.
나무들도 지쳤는지 어떤 미동도 없이 줄기와 잎이 축 늘어져 있었다. 마치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전체가 보이지 않는 늪으로 빠져들어간 것 같았다. 밤이 되어도 떨어지지 않는 열기에 에어컨 없이는 한순간도 견디기 어려웠다.
매년 여름마다 '올해가 가장 덥다'고 불평하지만, 지난해 했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는 정말 기록적인 폭염이 아닌가 싶다. 힘겹게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샤워로 몸을 식힐 때쯤, 들었던 곡이 바로 이 곡이다.
싱어송라이터 '김결'의 <종이학> 잔잔한 기타 선율과 김결의 맑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 청량한 느낌을 준다. 눈을 감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부드럽고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김결의 목소리가 마치 달빛처럼 스며들어 더위로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더위를 견디는 비결은 바로 이런 순간에 있다. 덥다고 짜증을 내면 오히려 더위를 의식하는 것이다. 더위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상책.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
나처럼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책에 푹 빠지거나, 재밌는 영화를 보거나, 물론 마음에 맞는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일도 덥겠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작은 위안을 찾는다면 더위도 한풀 꺾이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