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곤란한' 문자를 받았을 때, 거절해야 할 상황이라면 바로 답을 하지 않는 편이다. 어차피 거절할 일인데 굳이 뜸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거절할 일이라도 그 방식에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담겨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디를 함께 가자거나 경조사 참석 요청을 받았는데 사정상 함께 할 수 없을 경우, 먼저 문자를 잘 받았다고 답한 후, 상대가 기분이 덜 상할 수 있는 시점을 기다려 정중히 거절한다. '참석하고 싶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어려울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시점은 상대방이 나한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을 잊을 만한 때가 좋다.
문자로 거절하면 기분이 상할 수 있으니, 전화로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특히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날은 어렵지만 다른 날 보자거나 모임에 오래 있을 수 없으니 잠깐 들르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도 내 입장을 이해할 여지를 갖게 된다. 안 그러면 무시를 당했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내가 한 제안이나 부탁에 대해 상대방이 즉시 거절의사를 밝힌다면? 별로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사정을 얼마나 잘 전달하고 상대방을 납득시키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즉답보다는 때로 시간을 두고 답하는 것이 훨씬 신중한 태도이다.
전화나 문자로 인한 오해는 가족 간에도 생길 수 있는데, 하물며 남은 말 할 것도 없다. 때로는 문자 한 통에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별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에 기분을 망치기도 한다. 대면해서 소통하는 것보다 문자나 전화는 편리한 수단이지만, 그만큼 오해의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더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