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깊어진 감정의 골, 어떻게 메울 것인가

by 서영수

살다 보면 관계가 틀어질 때가 있다. 나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게 최선이었어?"라고 불만을 터트릴 수 있는 것이다. 서로의 감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다. 섭섭한 일이 반복되면 결국 감정에 깊은 골이 생겨 나중에는 서로를 외면하게 된다.


아무리 친밀한 사이여도 이런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친밀할수록, 함께 한 시간이 많을수록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커서 한번 관계가 틀어지면 여간해선 종전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피할 수 없다면, 그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즉, 관계가 틀어진 이후에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잠시 냉각기를 갖고 감정을 추스른 후, 가능한 한 빨리 관계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관계가 건강하다는 것은 그 회복력에 있다.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챙기지 못했거나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굳이 연락도 없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고, 지나친 섭섭함이 상처로 남아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생 보지 않을 사이라면 모를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틀어진 관계는 어느 정도 회복한 후에 안 보더라도 안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고 원망 속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 그건 나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다.


최근에 비슷한 일을 겪었다. 상대방이 100%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은 마음에 섭섭함이 가시지 않았다. 문제는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나도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니 무슨 일을 해도 흥이 나지 않았다.


상대방이 있는 일은 나 혼자서 푼다고 풀어지는 것도 아니고, 함께 풀어가야 하는데 상대가 호응을 안 하니, 그런 상태로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마음을 다잡아 보려 해도, 그 생각만 하면 또 답답해진다.


원칙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그 원칙대로 실천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남 말 하기는 쉬워도 그 일이 나에게 발생하면 객관적인 시선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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