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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17. 2021

일의 의미

알랭 드 보통/ 일의 기쁨과 슬픔

"만약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나에게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고귀함을 언어로써 증명하는 것이다." 

<김훈, 작가>

직업인으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내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만큼 뜻깊은 일도 없다. 대개는 별생각 없이 주어진 여건에 따라 직업도 갖게 되고, 일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지치고 만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더 나아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법이다.

우린 모두 지쳤다. 이런저런 일로, 상황으로, (주변) 사람들로 힘들어한다. 저자의 말대로 사명을 찾아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주어진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처음 검사가 되었을 때 정의를 실현하고, 공정하게 사건 처리를 해서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매일같이 반복되는 사건 처리로 지쳐갔다. 사건은 쉴 새 없이 밀려들고, 끝도 없이 반복되는 상황으로 로봇처럼 하루하루를 버텼다.

퇴근도 늦었지만 거의 사무실에서 일만 하다 보니 삶의 우선순위가 일이 되어 버렸다. 일과 내 삶이 일치가 되어 가족이나 다른 삶의 가치는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초심을 잃고 말았다. 성찰이 없는 당연한 결과였다.

돌아보면, 적어도 내게 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생각해 봤어야 했다. 어떤 일을 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내가 하는 일에 어떤 동기와 의미를 부여할지는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 내 삶이,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게 된다.






지금 지쳤다면 잠시 멈추고 생각해 봐야 한다. 왜 이 일을 하는지를, 그리고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해야 하는지를. 삶의 의미, 일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첫 번째 단계이다. 만약 생각해도 별 소득이 없으면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나오는 이 글을 참고할 만하다.

"일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건 언제일까?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자아내거나 고통을 줄여줄 때가 아닐까? 우리는 그저 물질만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이 목적이 된 삶은 인간을 피곤하게 만든다. 목적만이 목적이 된 삶은 우리를 쉽게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진정한 삶의 가치와 그 과정에서 필요한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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