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보다 가볍고 깨지기 쉬운 관계가 있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전혀 소식이 없는, 서로 연락이 없어도 궁금하거나 특별히 관심이 가지 않는 그런 관계. 몇 번 연락하다가 제풀에 지쳐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대개는 이해관계로 얽힌 관계가 그렇다. 딱히 필요하거나 아쉽지 않으면 찾지 않는 것이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라고 해서 다른 것도 아니다. 언제부턴가 연락이 끊긴 친구들, 이제는 그저 흐릿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가끔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면 '알 수도 있는 사람' 목록에 뜨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얼굴만 겨우 아는 사람들인데, 그중에는 한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도 있다. 얼마 전, 학창 시절에 가까웠던 친구의 이름이 떠서 반가운 마음에 확인해 보니 그는 미국에서 살고 있었다. 사진 속 모습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때는 친하게 지내며 속에 있는 고민도 털어놓았던 친구인데, 세월만큼이나 거리감이 느껴졌다.
혹시 연락이 닿을까 싶어 안부 문자를 메신저로 보냈지만, 며칠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몇 년 전의 포스팅을 끝으로 특별한 활동이 없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친구들에게 수소문해 봤지만 연락처를 아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연에도 유효기간, 즉 소멸시효가 있다는 것, 아무리 함께 했던 추억이 있어도 시간이 흐르면 그마저도 결국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선명해지는 인생의 실상이 아닐 수 없다. 관계란 결국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다가 마침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