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정확하게는 단순히 말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 말을 전달할 때 담긴 상대의 감정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한 조언이라도 퉁명스럽게 전달하면 상대방은 그 말의 내용보다 말을 하는 사람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 감정이 상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말도 부정적인 감정을 실어 전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조언을 해준답시고 섣불리 충고조로 말했다가 오히려 반발만 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말하기 전에 자신의 감정과 태도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화 중 상대방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면 감정 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 그때는 잠시 시간을 두고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 다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얼마 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내 딴에는 좋은 의도로 한 말인데 상대방은 간섭한다고 오해하고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내 마음을 몰라주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나빠졌고, 그렇게 서먹해지다가 대화가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왜 딴 말 하느냐"고 따지다가 자칫 말싸움으로까지 번진 적도 있다. 그때 깨달았다. 말하기 전에 내 감정부터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도 듣기에 따라서는 좋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과의 관계는 어려운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 읽을 때는 탐색하고 고민하며 숙고해서 그 뜻을 헤아린 후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 정 어려우면 한 번 더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두 번째 읽을 때인지도 모른다. 돌이켜보고 다시 한번 생각할 때 비로소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