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브뤼에르는 ‘우리의 모든 고통은 혼자가 될 수 없다는 데서 온다.’고 말했다. 인간이 접촉하는 사람 대부분은 도덕적으로 악하고 지적으로 우둔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 자들이라 사교성은 위험하고 심지어 해롭기까지 한 성향에 속한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라 브뤼에르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파격적인 말을 했다. 그는 친구를 사귀지 말고 혼자서 지낼 것을 권면한다. 평생 친구? 그딴 거 없다는 거다. 친구를 사귀려면 호감을 얻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데 이건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는 것이다.
모여서 철없는 이야기를 하며 시시덕거리는 일도 피곤하고 분위기 맞춰주는 것도 지친다. 부질없이 신세한탄하는 것도 별로다. 아는 사람들과 만나서 하는 이야기라고 해봤자, 뭘 먹고, 어디 살고, 뭘 하면서 재미를 찾는 그저 그런 이야기뿐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혼자서 내면을 가꾸는 게 더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말의 요지다.
그는 사회적 관계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무의미한 대화, 감정적 소모, 피상적인 관계... 다소 극단적인 주장이지만, 새겨들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만나면 무언가 충만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친구가 있는 반면, 소모적인 느낌을 주는 친구도 있다. 친구를 나한테 맞출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오로지 상대에게만 맞추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그렇다고 혼자 있다고 항상 좋은 것도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과 같이 있는 시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사회생활의 핵심이다.
완전한 고립이나 무조건적인 사교성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바람직한 것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내면을 가꾸고,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빛을 그들에게 비추는 것이다. 이게 바뀌기를 기대하면 나만 피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