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몇 년 가도 비 구경 못하는 곳에 큰 비가 내렸다
모래 사면에 널따란 강이 콸콸 흐르고
푸른 풀 붉은 꽃이 언덕을 덮었다
나비 벌도 날아다니고
땅은 땅대로
식물과 동물은 그들 나름대로
모두 준비해 두었던 모양
아름다운 들판
그린필드
온누리가 생명현장 되었다
지상낙원이다 며칠 동안
잎 줄기 내고 꽃피고 씨앗 뿌리 만드느라
후다닥
나비 벌 짝짓기하고 꽃 찾아다니느라
후다다닥
전달 위하여
유전자 남기려
언제 다시 비 구경할지 모르니까
곧 메마르고 다시 죽은 척해야 하니까
바빴다
* 2017년 7월 몽골 고비사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