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어둠에 잡힌 달을 보았다
그림자 슬슬 다가오는데 도망치지 못하고
파르르 떠는 모습
어둠 속에서 가면을 벗어 놓은
그는 둥그런 으슥한 돌덩이였다
나는 지구별 표면을 뒹굴며 늘 탈출하려 꿈꾸는데
그도 지구별 밤낮 돌면서 도망하려 엿보는데
같이 가자 하더니
‘이번에는 성공했을 거야
어둠 속으로 제대로 가버렸을 거야’
그런데 내가 제 모습 지켜보는 걸 알아차렸는지
빛의 페르소나로 슬그머니 다시 나타났다
떠난다 떠난다 하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슬픈 고집
내가 그리워 돌아왔다고 말하고 있었다
* 2018년 7월 28일 새벽 3~5시 개기월식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