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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l 06. 2022

달의 페르소나

한돌의 시

어둠에 잡힌 달을 보았다     


그림자 슬슬 다가오는데 도망치지 못하고 

파르르 떠는 모습

어둠 속에서 가면을 벗어 놓은

그는 둥그런 으슥한 돌덩이였다     


나는 지구별 표면을 뒹굴며 늘 탈출하려 꿈꾸는데

그도 지구별 밤낮 돌면서 도망하려 엿보는데

같이 가자 하더니     


‘이번에는 성공했을 거야

어둠 속으로 제대로 가버렸을 거야’     


그런데 내가 제 모습 지켜보는 걸 알아차렸는지

빛의 페르소나로 슬그머니 다시 나타났다


떠난다 떠난다 하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슬픈 고집     


내가 그리워 돌아왔다고 말하고 있었다     


* 2018년 7월 28일 새벽 3~5시 개기월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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