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오늘은 이놈하고 저놈을 보내는 날이다 여물통에다 낟알 듬뿍, 여기다 날콩 달린 콩대를 더한다 송아지로 데려다 키운지 오 년, 논밭일 궂은일 같이 하며 친구로 가족으로 지냈다 든든하게 먹어라 얘들아 오늘은 아주 멀리 가는 날이다 무슨 날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씩씩거리고 콧김까지 풀풀 품으며 먹는다 옆에 송아지는 어매 어매 치대고 트럭 소리가 다가오니 송아지도 함께 발 구르며 움메 움메 한다 얘들도 아침이 지들한테만 달라 이상했나 보다 내 눈물을 보더니 주저앉는다 얘들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미안하다 할 말이 없다 나는 보내야 하고 너흰 가야 한다 육신일랑 벗어버리는 곳 밤하늘의 황소자리로 훨훨 날아가려무나 흰옷 갈아입고 페니키아 에우로페 공주를 만나거라 심우도(尋牛圖)의 소가 되려무나
송아지 곧 다 크는데, 나중 물어오면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