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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Sep 13. 2022

여성징병제와 국방력 강화 방안

새로운 시민 1

지난 8월 17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여성징병제·모병제 토론회’를 주최하였다고 한다. 한편, 내년에는 병사 월급을 100만원으로 올리고, 앞으로 이걸 200만원까지 올린다는 보도가 있었다.       


최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별세(1926.4.21.~2022.9.8.)했는데, 인터넷에 소개된 경력에는 1952년 2월 영국 여왕 즉위, 1945년 3월 영국 육군이라고 되어 있다. 여왕에 즉위하기 전, 19살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차량 정비병으로 복무했다는 것이다. 이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대영제국 왕실이고, 엘리트의 모습이다.     


인터넷에 ‘엘리트’와 ‘이리떼’에 대한 우스개가 있다. ‘엘리트 élite’는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사람이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이리떼’는 국민의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고 여기저기 이익을 좇는 집단을 말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 특히 정치 쪽에는 ‘엘리트’가 아니라 ‘이리떼’가 넘친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é)라는 말이 있다. ‘귀족의 의무’로서 부와 권력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걸 말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인들도 선택받은 엘리트니까, 일반인·대중(people, mass)과 무언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é)나 엘리트(élite)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모양이 안타깝다.           



헌법 제39(국방과 병역 의무) 이야기     


우리 헌법에는 이상한 조항이 제법 있는데, 오늘은 제39조 국방과 병역에 대한 조항을 살펴보자.      


제39조 ①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②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39조 제1항과 제2항을 보면, 제1항의 ‘모든 국민’에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이 당연히 포함되고, 제2항의 ‘누구든지’도 마찬가지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국회가 병역법을 고쳐,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지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물론 이스라엘, 노르웨이, 스웨덴 등에서 여성이 전투병으로도 의무복무한다. 요즈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핀란드 등에서도 여성징병제가 논의중이라고 한다.      


오늘 (9월 13일) 중앙일보 1면 기사다. 『북한 모든 상황서 핵 사용 열어놨다』고 되어 있다. 김정은이 “핵 절대 포기 못한다”고 연설하였고, 비군사적 상황 등 선제사용을  법제화하고, 전술핵도 강조하면서 남한 겨냥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엄중한 상황이 되면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헌법 이야기를 마저 해보자. 제39조 제2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말로는 ‘신성한 병역 의무(?)’ 어쩌고하지만 헌법 조항을 보면 병역의무는 ‘좋은 일’이 아니라 ‘힘들거나 불쾌하거나 심지어 나쁜 일’로 전제하고 있다는 게 나타나 있다.     


헌법을 제대로 고치면 아마 이런 모양이 되지 않을까.      


제39조 ①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 괄호 안 삭제(누구든지, 여성도 당연히 국방의무를 져야 한다)     

  ② 병역의무를 이행한 자에 대하여 국가는 상당한 예우와 혜택을 주어야 한다.

   ←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에서          



옛날의 역() 제도     


조선 시대에는 상비군이 없었고, 대신 부역(賦役) 제도가 있었다. 16세에서 60세까지 남성에게 부과되는데, 현직 관료와 학생(성균관, 지방향교 유생), 2품 이상의 전직 관료와 천민(賤民)은 제외되었다. 즉 전쟁을 대비한 병역(兵役)과 성쌓기 공사 등 노역(勞役)은 천한 일이니 양반들은 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예전 개화기에 서양 사람들이 정구나 등산을 하며 땀 흘리는 걸 보면서, 양반들은 저걸 상것들에게 시키지 왜 스스로 하나 하며 비웃었다고 한다(?). 이런 고약한 습관이 헌법에 남아 있는 모습이다.     


임진왜란 이전에 이율곡이 ‘십만양병설’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행히 이순신이 전라도 수군 사령관이 되면서 미리 거북선을 만들어서, 호남지역이 무사한 턱에 우리가 전쟁을 견디었다. 지금 일본은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군국의 길로 접어드는 모습이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앞으로 있을 임란(壬亂)이나 호란(胡亂)에 대비해야 한다. 유성룡의『징비록(懲毖錄)』을 잊었는가.               


병사 월급 200만원과 항공모함, 핵잠수함 건조     


우리도 의무복무 병사에게 200만원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이보다 급한 것들이 국방 부문에 널려 있다. 먼저 ‘경(輕) 항공모함 건조계획’ 중단 문제부터 살펴보자. 해군함정을 만드는데는 10년 이상 걸린다. 우리 주변에는 중국이 3번째 항모를 건조하고 있고, 일본도 이즈모 등 헬기 모함부터 항모로 바꾸고 있다.(미국에 여기에 탑재할 F35B를 주문하였다고 한다. 항모도 4척 이상(?) 건조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4척의 경(輕) 항모를 만들고 있고, 호주는 핵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북쪽이 막혀 3면이 바다인 섬나라인데 북한을 상대로 지상전력에 치중하면 될까? 우리에게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건조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먼저 경(輕) 항모는 운용 효과가 제한되어 있으니 이것부터 중(中) 항모로 바꾸어야 하고, 호주처럼 핵 잠수함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들어갈 예산이 막대할 테니 병사 월급 인상은 100만원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 이 예산으로 항모와 핵잠수함 건조에 나서자. 핵무기 제조가 필요할지 모르는데 급하다면 여기에 활용할 수도 있다. KF21을 스텔스화하든지, 이걸 항모 탑재형(KF21Navy)으로 바꾸는 것도 추진하면 어떨까.      


이래저래 포퓰리즘이자 소모성 지출인 병사월급 인상은 그치고, 이걸 방위력 증강에  활용하자. 예전에는 국민들이 방위성금도 낸 적도 있었고 이걸로 비행기나 군함을 산 적이 있었다.      


현재 병사들 생활 수준이 전보다 많이 나아진 걸로 알고 있다. 의무 병사의 의식주를 모두 국가가 부담하니까, 이걸 100만원 정도에 그치자, 내년처럼 최저임금의 50% 수준 정도의 월급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대만이 50% 수준(?)이라고 들었다)          



북유럽의 행복지수와 페미니즘        


2022년 3월 ‘세계 행복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 순위가 전체 149개국 중 62위라고 한다. OECD국가 37개국 중에서 따지면 35위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에 북유럽국가 중 핀란드(1위), 덴마크(2위), 스웨덴(7위), 노르웨이(8위)가 10위 안에 있는데, 이곳에서 여성들이 특별히 강한지 정치와 국방을 대개 여성이 주도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곳의 총리는 대개 여성(노르웨이 총리는 여성이다가 작년 10월 남성으로 바뀌었고, 며칠 전 영국이 여성 총리로 바뀌었다)이고, 국방장관도 대개 그렇다.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여성은 전투병으로 복무한다니, 바로 거기가 여성 왕국, 아마조네스인 모양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성징병제(이건 ‘병역법’을 바꾸면 된다)로 남성과 같이 병역의무를 함께 하고, 북유럽처럼 총리와 국방장관도 맡는 게 어떨까?     


한편 북유럽에는 혼인 외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비혼(非婚) 비율이 아주 높다(결혼 출산보다도 높다). 우리가 전세계에서 1위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혼과 출산’이 아니라 ‘혼외 출산’도 인정하는 형태로 사회적 합의부터 해야 한다. 민법과 가족제도를 (요즘 유행하는 말대로) 선제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내년에 새로 만0세 70만원, 1세 35만원 등으로 부모급여를 준다고 한다. 이참에 복지제도를 제대로 고쳐(2023년 복지예산 217조원을 우리 국민 5,162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420만원 꼴이다), 아예 모두에게 고루 나누어주는 ‘기본소득’ 개념으로 바꾸는 방법도 출산율 제고에 이바지하지 않을까.


대신 '노블레스 오블리주'로서 재산이 있거나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은 자기가 받은 기본소득을 자발적으로 '사회복지기금'에 기증하고, 헌혈증서처럼 무언가 증명을 받아두는 방법이 있겠다. 이로서 막대한  행정부담도 경감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여성이 결혼하거나, 임신하거나 아이의 어머니가 되면 병역이 면제된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주위에 많은 인구를 가진 아랍 국가로 둘러싸인 나라니까,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두 축인 국방과 출산을 연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방법을 택하면 어떨까. 우리도 14억 중국과 1억3천 일본에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행복한 나라가 되려면, 여성이 주도하는 북유럽처럼 바뀌고, 병사 월급 인상보다 중요한 항공모함, 핵잠수함 건조에 국방예산을 사용하자는 주장이다.       


* ‘푸른 나라 만들기’ 프로젝트는 ‘새로운 시민’이 사는 ‘행복한 곳’입니다. 앞으로 글을 「푸른 나라」, 「새로운 시민」, 「행복한 사회」 등으로 나누어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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