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꽃과 불이 날고 있었다
오색 꽃무릇들이 천수무(千手舞)를 추고 있었다
풀밭에는 단편소설들이 누웠고, 조금 황홀한 즈음만 외롭게 구석뎅이에 남았다
열흘 연휴라며 하늘배를 타고 사람들이 떠났다
북쪽에는 철조망이 가로막고 삼면이 바다라서
놀 데 마땅치 않고 돈 쓸 데 없다며 모두 가버렸다
혼자 섬을 지켰다
서럽고 그리움을 사이시옷으로 엮어 장수막걸리를 마셨다
꽃불은 에덴동산의 생명의 빛으로 태초의 빅뱅으로
허공에 떠올라 터지고 갈라지고 흐느적거리고
'블랙홀로 오라' 사이렌의 처녀가 로렐라이 언덕에서 유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