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만해(한용운)가 오세암 봉정암을 오르내리며 글을 쓰다가, 지친 발을 담그던 백담사 계곡에는 사람들 바람과 욕망이 두드러기로 솟아 있다
굽이굽이 소(沼)에 천 개가 넘는 돌탑
사람마다 자신이 기룬 님이 다르고 희망도 갖가지일 텐데 제 돌탑 높게 쌓으려고 남의 것을 헐어낸 일은 없었을까
큰비 와서 사람들 욕망 사이로 물 내리려면 괜히 고달프지 않았을까
대학시절 야영하다 밤늦게 백담사 부엌에서 보리밥과 나물반찬 훔쳐낸 것을 부처님은 알고 계셨을 거다.
물소리 소란스러운데 개구리 합창이 뚝 끊겼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