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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Oct 10. 2022

나무 생각

한돌의 시

영상 칠 도다

갑자기 추워졌다

이러다 금방 서리 오겠다      


아직 우리들 열매 도토리 밤 감도 못 여의었는데

봄여름 동안 열심히 일한 걸 아직 갈무리 못했는데

매 순간 가쁘게 숨 쉬고 뿌리에서 줄기로 잎으로 힘들게 물 길어 올려 잎사귀마다 햇빛 받아 광합성하고 이걸 열매 뿌리에 담아 고이 후손더러, 이웃더러 그리고 지구별에 아끼는 것들더러 쓰라고 하려는데

소소리바람 불 때 꽃 피워 우리 암술 수술 모두 벌 나비들한테 갖은 아양을 떨어 만든 열매, 우리 열매들인데

차디찬 흙 속에 떨구겠다     

그러다 나쁘게 되겠다       


* 한로(寒露), 이제 찬이슬을 견디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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