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에게

한돌의 시

by 신윤수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 불쑥불쑥 올라오는 너흴 보면

나는 아프다


“왜 그러니”, “니가 뭔데 우릴 뽑니” 짠한 눈으로 날

보니까 무섭다


너희 잡초들 (미안하다 말이 거칠어서) 사실

너희들은 나더러 “너도 잡초 아냐” 하는 거지

너흴 그대로 두자지 그렇고

가라 그러자니 애닯고

이래저래 내 마음은 절벽에 떨어지는 폭포물이다


풀아 풀이여 그냥 푸라 푸리여

그래 풀이 좀 낫겠다

이름 모를 잡초, 이름 없는 거시기 어쩌구 하는 것 보담은

여기 나지 말고 다른 데로 가던지

한두 박자 쉬었다 나던지

너흰 뚝심 있고 유전자도 열렬한데

좀 천천히 살아도 되지 않겠니


`공기정화식물과 화분 그리고 잡초(제거된)`, 픽사베이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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