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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Feb 09. 2023

관악산, 까마귀와 山개

관악산에 갔다(2023년 2월 1일, 2월 8일 오후)

꼭대기에 사람이 없는 산에 갔다     

아니다

나와 까마귀(들)만 있는 산

나중 보니 山개(들)이 있는 산     


2월 1일에는 사람을 두서넛 보았는데

정상에서 옆에 앉은 까마귀와 대화하였다


(연주대에서 만난 까마귀, 20230201)


2월 8일에는 나만 있었다

모두 바쁜 주중, 수요일 오후라 그랬나

16시경에 연주대에 나만 있었다

    

아무도 없는 정상 사진을 찍어 보았다


정말 오랜간만이다     

원초적 외로움

흔하던 비행기도 그 시간 따라 없었다

조용한 석양 그리고 고요한 하늘

     

태초가 이랬을까

관악산은 원래 화산(火山)

꼭대기에 파진 바위 둠벙에는 아직 두꺼운 얼음이 있었고

---------------     


사당역으로 내려오다가 들개 아니 山개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마리

조금 있다 보니 또 한 마리

하얀 개, 노란 개

그들 움직임을 보니 다른 떼가 있어 보였다

거의 중개 크기던데

늑대화되어 있지 않을까

갑자기 위협을 느꼈다      


놈들이 빨리 움직이는 바람에 사진도 찍지 못했다


사당역 쪽 능선에 오후 5시 넘으며 해는 저무는데

하늘에는 山 까마귀 들이 까악 까악 하고

山개 떼가 기다리고(?)     

그놈들 배고파 보이는데 내가 쓰러지길 바라나(?)


(관악문에서 정상을 바라보며, 20230201)


배낭에서 스틱을 꺼내 조립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주위에서 50센티, 직경 3센티 정도 나뭇가지를 주워서

몇 번 세차게 휘둘렀다

   

경사길로 내려오다가

개가 네발인데 경사길에서 사람보다 빠를까 생각해보았다

만약 내가 쓰러지면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눈으로 본 것만 두 마리인데

주위에는 몇 마리 더 있는 것 같았고

조직적으로 행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山개 떼와 싸움하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했다

묵직하게 천천히 걸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교훈) 관악산에서 山개들을 만났다. 늦은 시간에 혼자는 위험할 것 같다     


관악산역 14:30 - 연주대 16:20 - 사당역 18:00   



(나만 있는 연주대,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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