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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내다

by 신윤수

제주 산양리 올레길

덩굴식물이 바위와 나무를 감고 올라간 곶자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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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비는 내리고 생각은 젖어가고


정해진 길에서 벗어났다가

용암 위를 미끄러지는데 넝쿨과 칡이 나를 잡았다


앞으로 뒤로 가지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는 갈등

몸이 어정쩡하게 공중에 떠 있었다


가느다란 줄기를 하나씩

작은 뿌리를 하나씩

모두 끊어내고 나서야 거길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온몸에 더운 식은땀(?)이 흘렀다


20181211_145343.jpg

*20181211 15시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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