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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Feb 21. 2023

북한 : 막무가내, 놀부 동생을 어쩌지

전에는 지공대사의 나이가 되면, ‘침묵은 금’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정치판의 모습이나 남북관계를 보면서 걱정이 많아져, 여기에 대해 할말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몽테뉴의 책 『에세 Les Essais』 (보통 〈수상록〉이라고 번역)에는 이런 글이 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Que philosopher, c’est apprendre à mourir)」

  『프랑스작품선』 이용철·오영주, 방송대 출판부, 2016        


‘어디서 죽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어디서도 죽음을 기다리자. 죽음을 미리 생각함은 자유를 미리 생각함이다. 죽기를 배운 사람은 노예 상태로부터 벗어나기를 배운 사람이다. 죽을 줄을 알면 우리는 모든 굴종과 강제에서 해방된다. 생명을 잃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잘 깨달은 사람에게는 인생에 나쁜 것이라곤 없다.’(27쪽에서)     


이제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그리 낯설지 않은 나이가 되었지만, 요즘 정치판이나 남북관계는 무가치한 경쟁과 죽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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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죽고 나 죽자(?)     


새해 들어 잠잠한 듯하더니, 북한은 며칠 전 미국까지 도달하는 ICBM을, 어제는 전술핵이라는 IRBM(단거리탄도미사일)을 쐈다. 어제는 우리 공군기지를 타격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그들은 왜 그러지? 군사적 위협을 하면 무언가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가? 웬만큼 해도 남한에서는 시민들이 라면이나 비상식량 먹거리 등 을 사러 다니지도 않는데 말이다.     


다만 이게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요소로 작용해서 외환이나 증권시장,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만은 확실할 것이다. 결국 남북이 형제의 나라인데 제살을 깎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지역에는 빛이 없고 남한지역은 섬처럼 보이는 사진을 실는다(아래 사진)      


밤에는 전기가 낮에는 먹을거리가 없다는 북한이 이제 막무가내가 된 것은 이제 그들이 아주 절박한 상황에 있다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북한에서는 잠잠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고, 현재 개성지역에도 식량난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있듯이, 북한은 거의 엉망이 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해의 일본 EEZ 바깥에 떨어지게 고각 발사한 것은 왠일일까? 정녕 미국과 한바탕 겨뤄보겠다는 것일까? 아니면 미국과 일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자는 것일까? 아니면 어차피 망한 마당에 한번 붙어보고, 역습을 받아 그대로 망하고 말겠다는 것인가?     


잃을 게 없으면 두려운 것도 없어지는 건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이상한 조짐이 있다. 김정은이 둘째딸(?)이라는 김주애를 데리고 군사 퍼레이드 등에 출현한다. 이게 무슨 뜻일까?     


1. 앞으로 북은 백두혈통이 계속 세습한다(4대째다). 김주애가 아니라 그 위에 남자아이가 있다(?)는 말이 있다 등등.  

2. 김정은도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미래가 있고, 앞으로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이렇게 모순적 메시지가 있는데, 내가 보기로는 일종의 대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김여정이 나서서 ‘남한과 상대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걸 보면, 남한이 제발 나서 달라는 게 아닐까?      


북한의 모습은 현재 이렇지 않을까.     


1.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다. 코로나19가 북한만 비켜갈 수 있나?

2. 심각한 식량난이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지원 요청을 했다고 한다.

3. 이전 문재인 정부처럼 남북 사이에 대화를 하고 싶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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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한 쥐가 고양이를 문다     


글머리에 써 두었지만, 몽테뉴는 ‘죽음이 철학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다.     


옛말에 ‘궁한 적을 몰지 말라’고 했다. 막다른 곳에 이르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우리의 2% 수준의 경제력인데 핵무기를 가졌다며 으르는 것이 그들이다. 즉 여차직하면 ‘너 죽고 나 죽자’라는 것인데---      


그런데 북한은 누구인가? 우리와 언어, 역사가 같고 70여 년 전까지 한데 어울려 1천년을 함께 살았다. 미우나 고우나 그들은 형제, 즉 ‘놀부 동생’ 아닌가? 우리가 마음씨 착한 ‘흥부 형’이 되어야 하지 않나. 이런 막무가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몇 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본다.      


(시나리오1)

가만히 두면 북한은 저절로 무너진다. 종전 정부의 유약한 대북정책이 핵무기를 가진 현재의 강성 북한을 만들었으니 상대하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 두자.       


(시나리오2)

남북이 영원히 갈라설 방법이 없으니, ‘미워도 다시 한번’ 대화에 나서야 한다. 잃을 게 없는 그들이 위험한 도발을 계속하게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     


(시나리오 3)

우리는 ‘고래싸움에 새우신세다’. 주변 강대국에 맡기고 그저 가만히 있자.      


이런 정도의 시나리오가 있을지 모르겠다. 시나리오 3이라면 주권국가도 아니니까, 1과 2 중에 선택해야 할 것이다.     


남(南)은 ‘흥부 형님(큰집)’, 북(北)은 ‘놀부 동생(작은집)’이다. 미우나 고우나 큰집에서 작은집에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이것은 지리·역사에 따른 숙명이기도 하다.     


미국, 일본, 중국은 모두 남북이 갈린 채 그대로 있기를 바랄지 모른다. 그들은 우리가 과거 1천년 이상(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918년~1945년) 하나였던 것을 무시하고 있다.     


독일은 통일된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1871년(비스마르크)부터 1945년(히틀러)까지 통일된 시기였다. 2차 대전의 전범국으로 45년동안 나누어져 있다가 1990년에 재통일되었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도왔고, 소련도 이를 용인하였다.     


우리는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배 후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하여 갑자기 북위 38도선을 기준으로 북에는 소련군, 남에는 미군이 진주하면서 남북이 갈려졌다. 그후 1950~1953년의 한국전쟁을 겪고나서 휴전(休戰) 후 지금 70년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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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는 세계평화로 가는 길이다


남북한의 평화는 동아시아 평화, 아시아 평화, 세계 평화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는 어떤 구원(舊怨)이 있다고 하지만, 남과 북 사이에는 사실 따져보면 전쟁을 할 만한 원한관계가 없지 않은가? 이념과 체제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운다고?     


남북간에 전쟁이 발생하면 누가 좋아할까? 주위 나라들은 혹시 불구경한다며 즐길지 모르겠다. 이게 아니라면 이거야 말로 악마나 좋아하는 일 아닌가?       


우리는 북한의 막무가내를 잘 다스려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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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싸우나     


남북 사이에 다시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는 모두 승자와 패자가 아니라 영원히 역사의 패자(敗者)가 되고 만다. 그대로 지구상에서 없어지는 민족이 될 것이다.     


며칠 전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정권과 북한군’이 주적이라는데, 북한의 주민들은 적인가 아닌가? 북한 주민 중 젊은 층은 모두 예비병력이니까 그들처럼 병영국가에서는 사실상 모든 주민이 주적이 되고 만다(인구의 34%가 무장병력, 현역과 예비군)     


* 『2020국방백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 → 『2022국방백서』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주적      


* 23년 북한 인구 2616만명 중 현역 128만명, 예비역 762만명 합계 890만명      


김일성 주체사상(?)인지에 어릴 적부터 세뇌된 북한에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과 싸우려 든다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주위 4개국(미중일러)은 어떨까? 특히 일본은 2차대전의 전범국(戰犯國)으로 원래 분단되도록 논의가 되다가 그들 대신 우리가 남북으로 갈리었고, 일본은 자위대(自衛隊)와 전수방위(專守防衛)에 전력(戰力) 제한을 받았다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본격적으로 군비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주적은 누굴까? 북한이나 중국? 내가 보기로는 그들의 내부 목표는 대륙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것이 정한론(征韓論)이고 임진왜란(1592년)과 한일병합(1910년)의 논리였음을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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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평화가 급하다     


이 상태에서 우리가 계속 살아갈 수가 있을까? 현재 북한의 국력이 우리에 비해 너무  미약하므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보지만, 궁한 처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남북간 평화가 정착되고 이로서 우리의 국방비가 절감된다면, 이것만으로도 북한을 현재보다 몇 배 더 잘살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북한이 중국, 베트남 등 다른 나라처럼 개혁개방의 길을 채택한다면, 나중에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통일에 이를 수 있다.     


남북한을 합하면 인구가 약 7771만명(남한 5155만명, 북한 2616만명)으로 세계 19위 독일(8329만명)과 20위 태국(7180만명) 사이의 인구로 늘어난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인도, 동남아 대신 북한지역에 진출하지 않을까.      


이번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형제국이라며 르키예 지진에 우리가 나서 적극 도왔듯이, 원래부터 형제의 나라인 북한의 자립과 발전에 우리가 나서는데 문제가 있을까.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관련법률 등을 전향적으로 손보자. 주변 나라들에 남북평화의  장점을 제대로 알리자. 적어도 일제에서 광복을 찾은지 100년이 되는 2045년까지는 다시 하나로 통일되어야 되지 않겠나.     


옛조선(고조선)의 건국이념인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세상을 다스려 교화시킨다’는 재세이화(在世理化)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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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동아시아의 밤) 픽사베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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