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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14. 2023

국방 : 최전방 감시를 로봇에 맡긴다는데?

어떤 신문 3월 3일자 사설을 보며, 참 어이없는 글이라고 느꼈다. 일부를 옮긴다.      


로봇에 맡긴다는 최전방 경계 근무, 안보 구멍은 없겠나     


군, AI로봇·드론 등 ‘유·무인 복합시스템’ 도입하기로

병력 부족 따른 고육책이나 첨단 장비 맹신은 금물     


군이 최전방 철책선 경계 근무에 ‘유·무인 복합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병사들이 24시간 철책선을 순찰하고, 북한군의 침투에 대비하던 자리에 인공지능(AI)을 갖춘 드론·로봇을 투입하고 무인 초소로 대체하는 게 골자다.      


최전방의 경계 병력을 뒤로 물리되 북한군의 공격이나 침투를 첨단 감시 장비로 포착하면 병력을 즉각 투입하는 방식으로 작전 환경과 개념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를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개념을 완성한 뒤 내년에 전방 사단 한 곳에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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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는 한번 망가져 사고가 난 뒤에는 대책이 없다. 아무리 최첨단 장비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고장이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장비를 운용·감독할 지휘관과 병사들 먼저 투철한 정신무장과 만반의 경계 태세를 갖추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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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사설 아닌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국방과 안보에서 사후약방문은 있을 수 없다. 그러기 전에 나라가 망가져 버릴 테니 말이다.     


현재 병력이 왜 부족한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방안과 차차 적용할 방안을 나누어 분석하고, 이게 최선이라고 써야 되지 않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우선 부족한 병력부터 충원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까지 남북 사이에 평화(?) 비슷한 시기가 왔다며, 병역법에서 정한 복무기간 24개월을 18개월까지 줄여 놓았다.      


이처럼 복무기간 조정(24개월에서 6개월까지 단축하거나 연장 가능)은 국회에서 법률을 고치지 않고, 국방부장관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 승인으로 가능하다.(병역법 제19조, 현역복무기간의 조정)     


지금처럼 병력부족이 심각(국방백서에서 2020년 50만 5천명에서 22년 50만명으로 2년만에 5만 5천명 감소)한데도 복무기간을 환원(18개월에서 24개월)하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일까.     


누가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듯이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병사들의 표를 의식해서가 아닌가?  총선 포퓰리즘으로 첨단 무기에 써야 할 국방예산을 병사들의 봉급인상에 쓰는 바람에 요즘 젊은이들은 복무기간이 길고, 보수도 그리 높지 않은 장교나 부사관 지원을 하지 않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전역을 원하는 직업군인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중국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만은 의무복무 병사의 복무기간을 4개월에서 12개월로 3배 늘렸고 여성 예비군도 훈련한다는데, 우리는 병역법에 정한 대로 당장 24개월로 환원하더라도 수만명의 병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이도 하지 않으니 큰일이다.     


며칠 전 발표된 통계다. 2022년 1인당 국민소득(GNI)가 8% 가까이 줄고, 20년 만에 대만에 역전당했다. 대만이 3만 3565달러로 우리(3만 2661달러)보다 904달러 많았다. 2002년 이후 처음이라는데, 어쩌다 경제가 엉망이 되었나? 중국과 전쟁 위기에 있는 대만에도 처지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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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징병제를 도입하라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이스라엘, 노르웨이, 스웨덴, 네델란드 등에서는 여성도 군에 의무 복무한다고 한다. 북한은 남자 10년, 여자 7년이다. 그런데 우리 안보환경이 이스라엘이나 북유럽 국가들보다 나은가?      


대개 성평등지수가 높은 나라들이 여성징병제를 채택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를 보니, 우리나라가 OECD 29개국 중 29위인데, 이로써 11년 연속 꼴찌를 기록 중이라 한다. 아이슬란드가 1위, 스웨덴 2위, 핀란드 3위, 노르웨이가 4위다.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페미니즘은 가짜다. 필요할 때만 페미니즘 운운, 여성우선주의를 이용한다.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라는 책이 있다. 오세라비 등이 짓고, 글통에서 펴냈다(2020년). 여기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여성의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주위에는 중국 14억 2천만명, 일본 1억 2천만명 이상으로 인구가 엄청나다. 역사적으로 증명되듯이 그들은 우리를 침략했고, 앞으로도 적이 될 수 있다(즉 ‘가상적국’이다). 수억 인구의 아랍에 둘러싸인 인구 917만명의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국방부문에 여성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역법을 고쳐야 한다. 헌법 제39조는 모든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는데, 현재 병역법에서 남성은 징병제, 여성은 모병제로 하고 있다. (병역법 제3조, 병역의무 조항 개정)      


이스라엘에서는 여성이 결혼하거나 출산하면 병역을 면제한다고 한다. 아마 국방(국가 유지)과 출산(사회 유지)이 모두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출산율 0.78로 전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고, 몇년전부터 인구가 감소하여 나라가 소멸될 위기에 있다는 위기상황에서, 왜 이런 방법을 고민하지 않나?      


여성의 국방의무를 현역복무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 다양한 대체복무제도를 두어 현역복무를 대신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육아나 간병 등 여러가지 사회적 복무로 대신하면, 현재 심각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책 표지 :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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